BACK TO LIST
Critics
重鎭이 걸어온 25年 片鱗과 所重한 歷程들
글 : 선학균(카톨릭 관동대 명예교수)
글머리에...
예술가가 창작을 완성하려면 자연의 소재를 단순구성으로 화폭에 담는다던지 아니면 붓 끝으로 파내는 예리한 사생력으로 사진처럼 재현한다던지 등 자연을 피사체 그대로의 모습을 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뿐만 아니라 소재주의에 탐닉하여 테마작가, 메너리즘에 빠져 대상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불행한 일이다. 창작은 가시적인 세계의 형상의 미학, 혼은 사의적(寫意的)인 이미지를 통한 또 다른 자연을 만들어 내는 작업인 것이다. 한마디로 주제와 정신주의, 사유의 철학이 결여된 것은 창작예술로서의 완성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조선조 중엽 우리와는 근 200년을 먼저 살다 가 겸제 정선은 진경화법이라고 하는 창조적인 기법을 만들어낸 선배작가다. 한마디로 불필요한 췌육(贅肉)을 떨쳐버리고 필요한 진수만을 화폭에 담는 신필이 그의 뇌리와 심장 속에 흐르고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관찰한 봉우리는 다섯 개 였지만 그가 화폭에 담은 것은 작가의 시점분석(視點分析)에 따라 세 봉우리를 화재로 설정한 것이다. 이를 후세의 학자들은 ‘금강산도’나 ‘무악산’을 그린 작화법을 놓고 진경화법(眞景畵法)이라고 명명했다. 어쨌던 창작의 세계는 유사한 것, 닯은 것, 이령비령한 것은 금물인 것이다.
이번으로 세 번째의 작품전을 갖는 월당 백동칠은 작가의식이 강렬하면서도 매사에 사려 깊고 신중한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순의 나이에 개인전이 3회라면 무던히도 과묵한 편이요, 발표전은 스스로의 작품세계를 공개함으로서 공인의식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말수는 많을수록 쓸모가 없고 말은 적을수록 꼭 필요한 말만 골라 하게 된다. 작가 백동칠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실험과 창작행위에 일관하면서 해마다 발표전을 갖는 여느 작가들에 비해 발표전에서의 침묵을 지키면서 꼭 10년에 한번 꼴로 개인전을 가져온 셈이다.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한 각급 공모전의 심사위원 20여회, 그룹전 및 비엔날레, 유수한 국내의 초대전 등 30여회, 그리고 대학 등 사회교육원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호남화단의 원로 고 청당 김명제 화백의 문하에 사숙하여 올해로 꼭 사반세기의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는 작가로서의 치열한 삶은 살면서 이제 이순을 맞는 원숙한 경지에 접근하고 있다.
月堂의 作品世界
백동칠의 작품세계는 자연과 묵시적인 교감을 하고 감동이 일면 그 대상을 곧 잘 화폭에 옮긴다. 자연의 소재로서의 표현의 한계는 그 진폭이 크고 무한하다. 한마디로 장르와 양식을 초월하고 극복을 한 보기 드문 화가다. 자연의 소재를 현장에서 사생을 하고 완성한 산수화나 풍경화 등 실경위주의 사실주의 작품. 인물군상으로서의 저자에서 푸성귀를 파는 아낙네들의 향수와 서정이 물씬 밴 서민들의 풍정, 어획망을 추스르며 바다고기를 그물에서 따내는 아낙네의 집단 협업, ‘삶의 이야기’나 ‘자연 속으로’ ‘향’ 등 형상과 이미지 기법을 통하여 완성한 표현주의 양식의 새로운 실험작들, 수묵담채기법으로 완성한 산수화나 문인화, 예리한 붓 끝으로 화선지를 파내듯 섬세하고 치밀하게 그려내는 공필화법 등 이 모든 장르와 양식들은 작가 백동칠이 탐색과 천착을 통하여 완성해 낸 어법인 것이다. 특히 수묵조의 오랜 탐색을 해 온 작가가 인물군상을 그리면서 작가 특유의 색채를 도입하는 방법론 등은 양화의 물감과 동양화의 설채(設彩)가 서로 다름을 시사하는 묘한 원색의 뉴앙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 밖에 기법과 방법론에서 물상의 공간분할, 비백(飛白)의 합리적인 포치와 경영이 능수능란함을 발견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발묵과 준법, 파필과 갈필법 등 작가의 화의에 따라 종횡무진하고 자유분방한 자유의 미학을 구가하는 화가가 바로 월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세필도 둔탁한 신묘도, 깊고 두터운 묘시기교 등 무엇이나 가능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유망주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 양식별 대표작 몇 점만을 골라 설명을 가해보기로 한다,
산수화로서의 작품 ‘어치골의 늦가을’ ‘산동의 늦가을’ ‘피아골의 추성’ ‘산촌’ ‘나루도 바닷가’ ‘하포바닷가’ ‘첫눈’ 등 현장 사생을 통하여 완성한 작품들은 리얼한 묘사력, 물상의 포치와 공간분할, 계곡의 암석과 단애 등 정교한 선묘, 은은하고 수려한 담채화법 등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다음은 인물군상이다. 작품 ‘일상’ ‘하일’ ‘청’ ‘기억속으로’ 등은 군상과 인물화 등이 묘사의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군상은 집단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투박하고 둔탁한 선묘, 피리와 퉁소를 부는 여인 유연하면서도 관능적인 선묘 등 인물화의 특징만을 골라 효과를 증폭시키는 작가의 기량이 돋보인다. 그리고 표현주의 예술양식을 추구하는 작품 ‘ 자연 속으로’ ‘삷의 이야기’ ‘향’ 등은 아름다은 색채로 물들여진 이미지와 환상적인 형상들이 밀도감 있게 화면을 꽉 메우고 있다, 끝으로 문기있는 문인화 수묵산수, 농가 등을 비롯한 ‘바램’ ‘친한사이’ 그리고 ‘외가집 가는 길’ 등 청윤 문기가 작품 속에 투영되어 있다.
結論
월당 백동칠의 작품세계는 다양한 영역을 설렵함으로서 진폭이 크며 장르와 양식에서 자신의 내면세계와 정신주의를 한층 심화시키는 등 예술의 깊이를 천착하는 유능한 증진이다. 그는 폐쇄주의적 매너리즘에 저항을 하는 자유의 미학을 구가하는 화가이며 전통과 현대의 공존, 앞서가는 미술양식을 추구하고 있다. 예술행위는 자연과 인간의 합일, 인간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본래의 모습이라고 주장한다.
시공(時空)을 초월한 형상(形象)의 변주(變奏)와 파노라마(ponorama)적 전개
-월당(月堂) 백동칠(白東七) 화백의 이홉 번째 작품전에 부쳐-
한국화가 백동칠 화백은 그가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보고 느낀 주변 자연환경 속에서 감득(感得)된 미적체험(美的體驗), 그리고 그의 타고난 천부적 재능과 기질이 접목되어 뚜렷한 회화 세계를 극명(克明)하게 발현(發顯)시키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전에서 보여지는 것은 평범한 일상성(日常性)에 나타난 자연예찬(自然禮讚) 화면의 파노라마적인 형상이 리얼리티(Reality) 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이다.
그의 심미안(審美眼)을 통해 이입된 감정과 감성이 다양한 모티브(motive)의 한 맥(脈)을 추구하여 강인한 정신력과 지구력을 한데 모아 전심치지(專心致志)한 비구상(非具象)적인 화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 매우 특징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백동칠 화백의 회화세계는 우주 안에 있는 온갖 사물과 연상의 삼라만상(森羅萬象)에서 느껴지는 감흥을 오직 한곳에 모아 작업 삼매경(三昧境)의 세계로 유도되고 있는 화면이다. 따라서 그 만이 지닌 경험과 성숙이 자신이 도출한 한국화의 정감(情感)과 미감(美感)을 뚜렷하게 천착(穿鑿)시키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자연속에 내재된 사물에 대한 예리한 관찰이나 대상물을 바라보는 시각은 작가적인 정신의 울림인 기운생동(氣運生動)하는 형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가 취사선택(取捨選擇)한 작품소재는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여러 형태의 형상으로 보이듯이 신비스러운 묘미(妙味)를 지닌다.또한 그의 필묵법(筆墨法)에서의 숙달된 원숙미는 높고 옛스러운 맛, 그리고 고색창연(古色蒼然)한 표현, 또는 숙달된 위엄을 보여주기도 하여 전체적으로 화면 분위기는 부드러운 조화미가 연계되어 작가 특유의 감각과 개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특히 그의 작품세계에서 간과(看過)할 수 없는 것은 「고요함(靜)속에 동적(動的)인 장면」을 공존(共存)시켜 도출시킨 화면은 타 작가와 다른 차별성과 독자성인 것으로 해석되어진다.
이번 작품전에서 보여지는 백동칠 화백 회화세계의 발현된 조형성(造形性)을 전체적으로 종합, 분석해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이 요약, 정리되어진다.
1) 그의 작품세계의 주제인 테마(thema)를 살펴보면 「순천만 시리즈」, 「봄 시리즈」등은 한국 산하에 존재하는 자연경(自然境)과 기우풍토의 변화 속에 보여 지는 계절의 감각,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 등의 일면을 클로즈 업(closeup)시켜 오순도순하게 느껴지는 「편안한 안식처(安息處)」같은 느낌의 감흥(感興)을 자아낸다. 때로는 경쾌하고 즐거움에 가득 찬 그의 화면속에서는 「생(生)의 조용한 기쁨」을 주어 자연을 벗 삼아 누리는 강호지락(江湖之樂)의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듯한 분위기로 감싸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그가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는 요산요수(樂山樂水)의 이상향(理想鄕)을 뜻하는 심상세계(心象世界)인 것으로 파악, 인지된다. 이러한 소재의 모티브는 그가 자연을 바라보는 애정(愛情)의 발로(發露)로서 해석되어지며 더 나아가 한국미의 본질성을 탐구, 모색하고 있는 것과 그 궤(軌)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러한 소재의 화면은 그 만이 지닌 작가의식이나 작가정신의 포커스(focus)가 자연환경과 자연의 섭리(攝理) 속에 담겨진 참모습의 「현실성과 사대성」의 표현이라는 분위기에 맞추어진다.
2)또 한편시대의 흐름에 따라 더불어 감각적으로 변하는 여세추이(與世推移)에 형상미는 그의 추상화(抽象畵)에서 확연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추상화면에서 중요시하는 구성미의 요소인 조화(harmony), 균형(balance), 대조(contrast), 리듬(rhythm), 강조(accent), 운동(movement)의 요소와 원리에 의하여 창출된 생신(生新)한 분위기로 나타난다. 그의 강인한 정신적인 창의력과 청광(淸曠)한 의상(意象),그리고 기발한 아이디어(idea)에 의한 창작의 세계인 기승전결(起承轉結) 과정의 연계를 통해서 변신추구(變身追求)되어 지는 것으로 보아진다.
그의 추상적 회화세계의 명제를 살펴보면 「염원」, 「몽환」, 「사랑」,「봄의 이미지」등의 비구상적인 형태는 창조를 위한 작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주관성(主觀性)과 개성(個性), 독자성(獨自性)을 매우 중요시하는 회화세계에 전반적인 특징의 표진으로서 작가자신의 참신(斬新)한 이미지를 대변해준다.
3)그가 주로 제작한 필묵법에 있어서 한국화의 생명은 선(線)에 있고, 선의 생명은 필의(筆意)와 필세(筆勢)에 의하여 나타난다, 그가 주로 천착시킨 운필의 묘미는 붓의 방향, 속도, 강약 등의 3요소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표현되는 아취(雅趣)에 있는 것으로 보아진다. 따라서 백동칠 화백이 중국 육조시대(六朝時代)사혁(謝赫)이 주장한 육법화론(六法畵論)의 기저를 둥 회화작업은 탄탄한 그의 작품실력과 함께 대상을 관찰하고 관조(觀照)하여 공기(空氣)의 요정(妖精)같은 영감(靈感:inspiration)을 통해 창출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특히 그의 화면에서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은 명정(明淨)한 마음으로 제작한 작품내용에서 초탈(超脫)한 정신세계에서, 그리고 기묘한 독창성에서 관자(觀者)나 감상자의 눈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으로 인지(認知)된다.
끝으로 이번 아홉번의 작품전에서 그가 여러 해 동안 준비한 작품의 고유성(固有性)과 내용성(內容性)이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감상자들에게 잔잔한 울림의 감동이 메아리쳐 전달되어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의 이번 작품세계가 「가장 지역적이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케치프레이즈(catch phrase)처럼 그의 숭고하고 우아한 회화세계가 지속적으로 뚜렷한 이정표(里程標)를 제시하여 「새로운 예술의 탄생」으로 창출, 전개되어지기를 기원하게 된다.
따라서 백동칠 화백 회화세계의 꽃인 조형성이 만개(滿開)되어 먼 훗날 미술사가(美術史家)에 의해서 한국 회화사에서 반드시 재조명(再照明), 재해석(再解釋)되어질 것으로 마음속 깊이 간절하게 기대, 기원하는 바이다.
2014년 8월
선학균/카톨릭 관동대 명예교수, 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