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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영원을 향한 그리움
예술은 새로운 발견이다. 그런 탓에 나는 작업을 하는 동안 똑같은 형식의 예술 형식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이 발견은 지난날의 경험이나 지식, 혹은 체험을 지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했다.
지난날에 내가 즐겼던 테크닉이나 사용해 왔던 화면 구성 등을 거부하는 것으로 시작된 새 출발은 처음엔 약간 막연했고 일말의 불안까지도 느껴야했다.
때때로 지난날의 경험에 매달리고 싶었고, 새 마음과는 달리 옛것에 진한 애정을 느끼는 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어쩌지 못하는 순간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부담을 뛰어넘어 자유로울 때, 새롭게 자연의 모습을 접할 수 있고 보다 깊고 넓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지우려는 생각조차 어느 순간 사라질 때 사물의 본질을 새롭게 보는 눈이 떠진다.
이때부터 마음으로 보는 눈이 열린다고 할까?
그래서 나는 나의 생각조차도 버리기를 원했다.
흙을 캐고 흙을 고르고 흙을 분류하는 일을 하면서 어느 날 문득 나는 내 자신이 흙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서에 나오는 ‘육신이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씀을 기억한 탓인지 모르지만 내 자신은 정말 하잘 것 없는 흙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그래선지 흙을 땅에서 파내고 다듬고 분류하는 일이 더욱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정작 흙을 캔버스에 옮기기 전에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흙과의 그런 만남이 좋았다.
흙처럼... 흙은 누군가 그를 써서 무엇인가로 만들어 주기 전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부족함을 느끼면서 온전함을 구하면서 흙을 분류하는 일이,
그 흙을 물에 이겨서 캔버스에 칠하는 자신이 어느 날 부턴가 문득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는 하느님께 부여받은 시간만을 살고 있다.
나 또한 하느님께 부여받은 시간만큼 살 것이고 그 동안 새로 시작하게 된 이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새 작업은 내게 주어진 시간속에서 흙과 더불어 숨 쉬는 숨결이 될 것이다.
하느님이 내게 빌려 주신 시간을 거두어 가는 날 나는 영원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 영원 속의 모습을 내 마음에 담고 그것을 내 화폭에 그려내고 싶다.